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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추억하다(5)

14. 영어 형은 전주 서중으로 진학이 확정되었다. 입학일은 3월 5일이었다. 졸업반이 되면 2월달 수업이 없어지므로 입학일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는다. 어느날 아버지가 조그만 책을 구해오셨다. 이라는 제목의 영어 입문서였다. 아버지는 입학 전까지 그 책을 끝내야 한다면서 그날(1965년 1월 초)부터 그 책을 교재로 형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나는 처음 보는 영어가 신기해서 옆에서 구경하곤 했다. gentleman같은 단어는 그때 옆에서 주워들어서 기억 한 것이다. 어느날 외출했다가 돌아온 형이 송동헌 형의 이야기를 꺼냈다. 송동헌 형이 형에게 자기는 영어공부를 시작했고 현재 영어단어를 50개정도 안다고 했다 한다. 그 날 이후 좀 지지부진하던 영어 첫걸음의 진도에 가속이 붙었다. 그 과정을 큰형도 유심히..

나의 이야기 2022.02.20

형을 추억하다(4)

11. 김동식 선생님 형이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은 김동식 선생님이라는 분이었다. 형을 무척 아꼈던 기억이 있다. 형이 졸업하고 1~2년쯤 후에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내가 2학년때 담임선생님이 안계실때 몇번 우리반 수업을 하신 적이 있다. 수업 중간에 가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시곤 했다. 또 수업중에 떠들거나 해찰을 하는 학생이 눈에 띠면 들고있던 분필을 집어던지는데 신기하게도 그 분필은 해당 학생의 머리에 정확하게 맞곤 했다. 그 학생은 그 분필을 주워서 가지고 나와야 했다.그 선생님의 큰아들(정호)과 나는 1학년때 같은 반이었다. 어머니가 어느날 저녁에 그 선생님 집을 방문했다. 어머니가 선생님과 대화하는 동안 나와 정호는 장난을 치다가 잠들어 있는 정호의 동생을 건들고 말았다. 아기가 심하..

나의 이야기 2022.02.19

형을 추억하다(3)

8. 먹물 형은 붓글씨를 잘 썼다. 어느날 형이 상을 타왔다. 몇개의 붓과 분홍색 먹물통이었다. 그리고, 이런 표어가 붓글씨로 써진 종이도 가져왔다. 아마 소방 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붓글씨 표어 모집이 있었는지 모르갰다. 부모님이 붓글씨를 잘 썼다고 칭찬하시고 그 것을 방 책상이 놀인 벽에 붙였다. 그 글씨는 형이 중학교에 진학하여 전주로 떠난 이후에도 상당히 오랫동안 붙어있었다. 문제는 형이 타온 그 상품이었다. 분홍색의 그 먹물통이 너무 보기 좋았다. 그것을 만져보고 싶었다. 어느날 혼자 있을때 그것을 만져 볼 기회가 있었다. 한쪽 끝에 구멍이 뚤려있었다. 그 구명을 살피다가 그 구멍에서 먹물이 흘러나왔고 그만 내 옷을 적시고 말았다. 문제는 그 옷이었다. 그 옷은 내 옷중에서 명절날에나 입는 가장 ..

나의 이야기 202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