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사과 내 바둑은 빠르게 진보했다. 어느날 작은형과 바둑을 두었다. 칫수 고치기였다. 내가 형에게 몇점 놓던 시절이었는데 형이 중학교 2학년,내가 국민학교 3한년 여름방학이었던 것 같다.(형과 네살 차이지만 형은 초등학교를 7살,나는 8살에 입학해서 5년 차이였다. 형이 고등학교를 서울로 진학하려다 실패하여 1년이 좁혀졌다.) 한판의 승패에 따라 한점씩 변경하고 만방이면 두점씩 변경하는 조건이었다. 내가 크게 불리하여 항복했다. 하지만 작은형이 만방이 가능하다며 끝까지 두자고 했다. (만방 형세는 아니었다) 바둑이 끝나고 계가 도중 작은형이 굳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형이 오해를 한 것이다. 나는 눈물이 나는 것을 보이기 싫어서 밖으로 나왔다.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