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3

형을 추억하다(8)

19. 바둑 형의 바둑실력은 기원급수로 4~5급정도다. 10대 후반에 그 실력에 도달한 후에는 바둑을 자주 두지 않아 평생 그 수준을 유지했다. 나와는 실력이 비슷할때까지는 종종 대국을 했으나 내가 고수가 된 뒤부터는 대국을 잘 안하게 되었다. 8~90년대에 수유리에 가면 형이 가끔 대국을 청해서 몇점 접바둑으로 몇차례 대국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대국을 안하게 되었다. 나는 형이 학문에 전념하면서 바둑에 대한 흥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얼마 전 형의 글에서, 연구하다가 휴식할때 바둑TV를 시청했다는 언급을 보고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중급의 애기가가 바둑에 흥미를 잃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도 무심했던 것이다. 나는 고수가 된 뒤에는 점차 바둑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 더..

나의 이야기 2022.03.15

형을 추억하다(7)

18. 거인 풀바니안 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쯤으로 기억된다. 같은반 동네 친구중 누군가가 이란 만화책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 만화 대본점용이 아니고 정식 출판되어 서점에서 팔림직한 책이었다. 미국 원주민 설화에서 유래된 미국 원작의 만화를 국내용으로 이란 만화가가 각색해서 그린 작품이었다. 미국 원주민에게 전해진 거인설화라 내용이 무척 황당무계 했다(거기다가 신동헌 화백의 과장도 첨가되었음직 하다). 그 친구가 보는 것을 틈틈이 어깨너머로 보긴 했지만 그 전체를 보고싶었다. 책을 빌려달라고 했지만 절대 빌려주지 않았다. 어느날 집에 아버지를 찾아온 손님에게 인사를 드렸는데 용돈을 주셨다. 그 친구에게 10원인가를 주고 드디어 그날 해질녁까지 돌려주기로 하고 빌려서 집으로 가져왔다. 책을 다 읽고 작은형..

나의 이야기 2022.03.15

역사학과 사회학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역사학에서 을 어떻데 볼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영석 삶으로서의 역사 p194-16 ~ p195-17) 여기서 중요한 것을 한가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현재의 시점에서 현 사회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객관적 "실재"를 정확히 알고 있는가이다. 현재의 일이라면 사료의 부족을 걱정 할 필요도 없고 적시성과 근접성에 대한 문제도 역사학자들의 어려움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난 3월 9일의 대선에 관하여 객관적 "실재"를 공유하고 있는가? 그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 대선에 대한 객관적 "실재"에 근접한 결론은 오히려 몇년 혹은 몇십년 후에 내려질 것이다.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의 이야기 202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