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 2

형을 추억하다(10)-형의 바둑에 관한 몇몇 기억들-2

어릴때 작은형 옆에 있을때가 가장 즐거웠다. 나와의 대화에 친절하게 응해주는 사람은 작은형이 유일했다. 집에 바둑사랑방이 형성된 뒤에는 그 방의 분위기가 좋았다. 그무렵 나는 바둑을 몰랐지만 승패의 결과는 대국자의 국후담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작은형은 거의 이겼다. 형이 이기면 기뻤고 가끔 지면 우울해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작은형의 초등학교 동창인 조학재 형이 정종삼 형과 함께 왔다. 조학재 형은 그 방 단골이었고 정종삼 형은 그날 처음이었다. 작은형과 대국을 시작하는데 서로 백을 양보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형은 거의 백만 잡았었기 때문이다. 대국이 진행되는데 형의 얼굴이 점점 심각해졌다. 안방에서 점심식사를 할때도 형은 오지 않았다. 식사 후에도 좀처럼 대국이 끝나지 않자 큰형이 ..

나의 이야기 2022.04.14

형을 추억하다(9)-형의 바둑에 관한 몇몇 기억들-1

기억하기에 내가 국민학교 1학년때인 1964년 여름방학때 우리집에서 형들이 최초로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 형들은 전주로 나가기 전에 초보수준의 기력은 있었던 것 같다(이것은 내 기억에는 없고 추측이다) 작은형은 중학교를 전주로 진학한 이후 한병수씨(증산교인)댁 막내아들(밑에 나와 동갑인 한미자라는 여동생이 한명 있었음) 한상민형(당시 3급기력)에게 바둑을 배웠고 여름방학 무렵에는 지금 기준으로 7급정도의 기력에 도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한상민 형이 집에 들렸을때 작은형이 넉점 접바둑을 두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7급은 기원이 아닌 곳에서는 상당한 수준이었고, 3급은 희귀한 존재였다) 여름방학때 큰형(당시 전주상고 1학년)과 작은형(당시 서중 1학년)이 금산사 집에 모여서 대화중에 바둑이야기가 나왔고, ..

나의 이야기 2022.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