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선상황 3.

안데스의꿈 2022. 1. 21. 11:04

이제 대선은 4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이 연말-연시에 10%기깝게 우세를 잡았던 국면이 현재 혼전상태에 접어들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 원인을 내 나름대로 반추하고 앞으로의 전개전망, 이재명쪽의 대책에 관하여 조금 살피고자 한다.

 

1> 유권자 분포상의 이번 대선의 기본구도

유권자 분포상의 이번 대선의 기본구도는 의외로 간단하다. 민주당 지지층과 1야당의 지지도가 비슷한 가운데 중도층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구도이다. 그렇다면 각 유권자집단의 구조적 특성을 간단하게만 언급하고자 한다.

1) 민주당 지지층(이후 시민층이라 함)은 원래 1야당 지지층(이후 수구층이라 함)에 비하여 4:6정도의 열세였으나 촛불 이후 시민계층이 두터워지면서 현재는 수구층과 거의 균형을 이뤘으나 새롭게 확충된 시민층의 일부(약 5%,원래 중도 혹은 약한 보수지지층)의 충성도와 결집도가 약한 것이 약점이다. 민주당쪽에서 심각한 자충수를 둘 경우 이탈 할 수 있다.

2) 수구층은 TK,PK에 분포하는 전통적 지지층이 주력으로 그 기저에는 호남을 비하하고 영남인 선민의식에 기반한 지역패권주의가 굳게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기본심리는 민주당=호남이며 민주당,호남쪽에 호의적 세력이나 인물은 적이고,그 반대는 우군이라는 이분법적 극단주의로 무장하고 있다. 그들의 이런 심리상태는 현재의 대한민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심리상태와 동일하다. 그 집단 외에 기득권네트워크에 속하고 그들과 이해를 같이하는 집단이 주축이다. 여기에 기울어진 언론환경 탓에 중도적이었던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합류했다.

3) 원래 우리나라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이분법적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군부정권의 장기집권 탓에 중도층이 극도로 엷었으나 축적된 민주화투쟁의 여파로 충성도가 약했던 수구지지층이 이탈하여 중도진영을 형성 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중도층은 비슷한 조건일 경우 민주당 보다는 국민의 힘 쪽으로 조금이나마 쏠리는 것이 특징이다.

 

2> 현 상황의 특징과 대책.

이상은 현 우리사회 유권자집단의 기본구조를 간단히 살펴본 결과이다. 이런 기본구도에 더하여 이번 대선에서의 우선적인 특징을 짚어본다면 이른바 이대남이다. 

그들은 현 사회상황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 이것이 상당히 심각해서 하나의 깊은 상처로 자리잡고 있다. 다라서 이들은 논리나 원칙,대의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움직인다. 대학을 졸업하고 병역을 필한 20대 중후반 남성들은 병역공백이 없는 여성들과의 시험을 통한 경쟁에서 현저하게 밀리고 있다. 협소해진 취업시장에서 이런 상황은 그들을 때로는 절망에 빠뜨리지만, 그것에 대하여 아무도 심각하게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았다. 여성들의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무고성 미투를 해도 여성은 별로 처벌받지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논리가 파고 들 여지가 없음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들은 윤석열이나 국민의 힘이 아무리 형편 없어도 이 불평등한 구도를 깨뜨려준다면 메시아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한명은 1.5표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친화적인 후보는 여성의 지지가 높을 것이다(라고 착각들을 한다).

하지만 패미니스트도 극단주의자의 일부(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에 지나지 않으므로 보편적 여성들이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20대 남성들은 거의 여자친구가 있다. 이들(이대남의 여자친구)의 심리는 자기의 남자친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1.5표라는 것이다. 해당 여성이 잠재적으로 여성친화적 후보 지지자였다고 가정하면 20대 남성 1표는 최대치로 3표의 효용을 가진다고 할 수도 있다. 여성친화적 후보의 2-30대 여성 지지율이 의외로 높지 않은 것은 형수 욕설 건 외에도 이런 이유도 있는 것이다.

연말연시에 10% 가깝게 우세하던 구도가 이렇게 변한 것은 민주당 여성의원들의 강권에 따라 이재명이 패미성향의 유튜브에 출연하고, 이준석이(윤석열과 점쟁이들이 그런 대갈통을 굴릴 턱이 없다) 이 시기에 딱 맞추어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대가 듣고싶은 말을 들려줌으로서 중도에 포진해있던 20대 남성들이 윤석렬 지지로 돌아섰다. 딱 한방이다.

<국민 누구의 말이라도 들어봐야 한다>는 이재명의 말은 대통령이 된 후에 할 말이다.

 

현 구도는 혼전이다. 이대로라면 승산이 없다. 물론 <이대로라면>이다. 지금까지 이재명과 윤석열은 직접적인 진검승부가 없었다. 승부는 토론에서 결정 될 것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토론에서 윤석열이 박살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그가 이재명보다 뛰어난 한가지는 그가 거짓말을 잘 한다는 것이다. 잘 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의 모든 언어중에 거짓말 아닌 경우가 희귀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무논리이다. 치밀한 논리를 구사하는 사람은 무식한 무논리에 의외로 취약하다. 거짓말과 무논리로 무장한 윤석열은 이재명에게 의외로 쉽지만은 않은 적수가 될 것이다. 물론 시간과 룰의 제약 탓이다.

 

이재명은 토론에서 윤석열을 <박살>내는 것을 목표로 하면 안된다. 토론을 통해 <득표>하는 것이 제 1의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은 대장동 건, 형의 강제입원 건을 검사가 피의자 심문하듯 물고 늘어질 것이다. 짧은 답변시간에 이것을 논리적으로 대응해선 안된다. 단순하게 맞받아쳐야 한다.

물론 기회가 있을때 간명하고 치밀한 논리전개는 필수이다. 다만 평소의 어법보다 짧아야 하고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논리 외에 프레임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더 좋은 삶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도 논리 외에 짧은 프레임으로 시청자에게 소구해야 한다.

그리고 윤석열이 20대 남성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던 공약들을 파괴해야 한다. 그것도 논리로는 안된다. 또 20대 남성들이 싫어하는 방향으로 하면 안된다. 이를테면 이재명이 윤가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은 나쁜 정치>라고 함으로서(물론 옳은 말이긴 하다)20대 남성의 윤석열 쏠림과 이재명 이탈이 가속화 된 것이 좋은 예다. 토론 중에서도 이 부분만을 전담하는 팀(유능한 20대 카피라이터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을 별도로 구성해야 한다.

그것이 승리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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