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바르게 보기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 4

안데스의꿈 2016. 1. 22. 10:48

< 지배 >에서 < 비지배 >로...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에 영감.

" 정치 없는 민주주의 " 가 대안인 것처럼 우리의 귀를 현혹하는 지금,(주로 이른바 "언론"과 " 지식기능공"에 의하여, 옮긴이 생각 ) 사회의 모순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없다는 절망이 우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오늘, 마키아벨리의 호소에 다시 귀 기울여야 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참주의 스승으로 전락한 그의 모습으로부터 민주적 시민을 위한 교양을 찾아내야 하고,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어설픈 논리(논리라기 보다는 폭력적 이데올로기의 근간으로 우리 기득권층의 지적 특허죠. 옮긴이 생각 )로부터 " 다수 " 를 위한 민주적 리더십의 핵심들을 발견해야 하며, " 필연성 " 이라는 식상한 이야기에서 타인의 자의적인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시민적 제도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 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키아벨리로부터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으로부터 권력을 잡기 위한 기만적 수사와 전략적 선택 이상을 기대할 수 없고, 마키아벨리로부터 희망을 찾으려는 관심은 비관적 현실주의의 잔인함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마키아벨리의 힘에 대한 심미안은 양날의 칼이다. 특히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거기에는 도덕과 비도덕의 경계 너머에 있는 " 정치 " 라는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치명적인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처세 " 나 " 경영전략 " 이라는 측면에서의 독서는 오히려 덜 위험하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키아벨리의 힘에 대한 통찰력은 조심스럽게 학습되어야 한다. 다수의 의사가 곧 힘이 되는 사회에서, 마키아벨리의 힘에 대한 심미안은 소수와 소외된 사람들을 제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재를 통해 마키아벨리의 힘에 대한 통찰력이 " 지배 " 가 아니라 " 자유 " 를 위해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도덕적이고 올바른 정치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도, 힘에 대한 솔직한 성찰을 원하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은 개인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공공선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민들의 교양이 될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산티 디 티토(Santi di Tito )가 그린 마키아벨리의 미소처럼, 우리의 닫힌 마음들이 그의 재치를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마키아벨리는 정치에 환멸을 느낀 시민들을 다시 정치로 불러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독서가 아니라면,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은 본능적으로 권력을 탐닉하는 사람들만 풀 수 있는 하나의 수수께끼가 될 것이다. <계속>

P.S 위 글은 2013년 5월 25일 경향신문 23면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 시리즈 첫회의 마지막 부분이며 필자는 <곽준혁 숭실대 가치와 윤리 연구소장>님 입니다.






















' 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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